아이울음에 당황한 초보부부, 폰을 꺼내 들었다
상황별·단계별 육아앱 100여개 남짓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맞춤형 알림
대소변 간격·수유·목욕시간도 체크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스마트폰 대중화로 임신과 육아의 과정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부모들이 크게 늘었다. 과거 육아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어렵사리 찾았던 육아 관련 정보를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어서다.
육아 앱이 본격적으로 출시된 지는 3~4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일부 육아 앱은 회원 수를 50만명 이상 모으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앱을 찾는 부모들이 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는 100여개의 관련 앱들이 다운로드를 기다리고 있다.
생후 2개월 차 아들의 엄마인 박씨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육아 앱과 함께한다. 박씨는 이른 아침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육아정보 앱의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앱에 접속한 그녀는 오늘 하루 아이를 돌보는 동안 참고할 수 있는 육아와 관련된 정보들을 읽어 본다.
육아정보 앱은 아이의 생년월일을 최초에 한 번만 입력하고 알람설정을 하면 아이 성장일자에 맞춘 필수 정보들을 매일 알려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박씨는 남편과 함께 임신 초기부터 육아정보 앱을 활용해 시기별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처음으로 아이를 가진 박씨 부부에게 이런 정보는 출산과 육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씨는 “임신 초기부터 현재까지 육아 관련 앱을 통해 출산과 육아와 관련된 몰랐던 정보들을 편하게 접할 수 있었다”며 “건강한 출산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등 필수적인 정보가 많아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육아정보 앱을 읽어 보던 박씨는 배가 고프다고 밥을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아이에게 모유를 수유할 준비를 한다. 엄마를 찾으며 울던 아이는 수유가 시작되자 금세 울음을 멈추고 열심히 젖을 먹는다. 밥을 다 먹은 아이가 잠이 들자 박씨는 아기침대로 아이를 옮기고 다시 스마트폰을 켠다.
스마트폰을 켠 그녀는 수유체크 앱을 시작한다. 이 앱은 우리 아이가 밥을 먹은 시간과 대소변을 보고 기저귀를 간 시간, 목욕 시간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일자별로 대소변을 보는 간격이나 수유 간격 등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아이의 상태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오후가 되자 잘 있던 새싹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조금 전까지 잘 놀았었는데 갑자기 큰 울음을 터뜨리자 박씨는 당황한다.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럴 때 얼마 전에 다운로드 받은 아이 울음소리 분석 앱을 떠올린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녹음해서 이 앱의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앱이 울음을 분석해 왜 우리 아이가 우는지 알려준다.
앱에 울음소리를 보내자 새싹이가 지금 울고 있는 이유는 온도나 기저귀 등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씨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안아주자 다행히 아이는 울음을 그쳤다.
앱 후기를 보니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많이 맞는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을 보고 박씨는 다음에도 또 써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운 박씨는 다이어리 앱을 시작했다. 얼마 전부터 육아일기 작성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일 짧게나마 일기를 작성해 두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거나 아이가 컸을 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일기와 다르게 앱으로 작성하는 일기는 그날그날 찍은 아이의 사진을 첨부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클 것 같았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내가 쓴 일기를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 주는 앱도 있었다. 앱 게시판에 이미 책을 받았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려 둔 다른 엄마들을 보니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박씨는 육아일기를 열심히 써서 나중에 책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잘 시간이 되자 박씨는 새싹이를 위한 자장가 앱을 열었다. 자장가 앱에서는 모차르트나 브람스, 엘가 등 전문가가 엄선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박씨는 자기 전에 보통 자장가 앱을 이용하지만 가끔씩 동화책을 읽어주는 앱을 이용해 새싹이에게 전래동화나 이솝우화 등을 들려주기도 한다. 자장가를 듣던 새싹이는 스스르 잠이 들었고 박씨 역시 내일을 기약하며 잠이 들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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