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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장어린이집 태부족…직원 94명당 자녀 1명 입소

송고시간2015-09-0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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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1곳, 국민·우리은행도 2곳에 불과 "경단녀 채용보단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먼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은행들이 직접 혹은 공동 운영하는 직장 어린이집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94명 당 한 명꼴로 자녀를 직장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어 어린이집 확충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기업·농협은행·하나금융의 임직원 수는 9만9천629명에 이르지만, 이들 금융사가 직접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20곳으로 정원수는 1천64명에 불과했다.

특히 기업은행[024110]과 하나금융을 제외한 대형 은행들은 어린이집을 1~2곳 운영하는 데 그쳤다.

인원수(2만553명)와 지점 수(1천146곳)에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민은행은 대전과 서울 강서, 단 두 곳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개원한 KB대전어린이집의 정원은 49명, 이달 개원한 강서 어린이집 정원은 62명이다. 직원 185명 당 한 명꼴로 자녀 1명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열악한 수준이다.

은행 직장어린이집 태부족…직원 94명당 자녀 1명 입소 - 2

'리딩뱅크' 신한은행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어린이집 1곳만 운영한다.

정원은 49명으로, 1만4천450명의 직원들이 아이들을 보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약 300명 당 1명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

우리은행[000030]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상암동과 성수동에 한곳씩 모두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원은 50명씩 모두 100명에 불과하다.

농협은행은 아예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는다. 1만4천42명의 직원은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그마저도 정원이 50명에 불과해 아이를 입소시키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엄마·아빠 모두 농협 직원 정도 돼야 그나마 어느 정도 당첨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라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기업은행은 서울, 경기, 부산, 대전 등에서 모두 11곳의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꾸준히 늘린 덕택이다.

정원수는 49~89명 수준으로 모두 603명을 수용할 수 있어 직원 20명당 한 명꼴로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구조다.

KEB하나은행의 모회사인 하나금융은 을지로, 안암동, 목동 등 서울 3곳과 대전 1곳 등 모두 4곳의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KEB하나은행 임직원만 1만6천368명인데 어린이집 정원은 기껏해야 201명이다. 하나금융까지 포함하면 직원수만 2만2천800명이다.

직영만으로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하나금융은 한국IBM, 네이버, 포스코[005490],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어린이집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서초, 분당 등 4개 지역에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직장 어린이집을 세우는 데 무관심한 이유는 각 지점이 전국에 분산돼 있어 특정 지역에 직장 어린이집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근이 잦은 데다가 경력단절로 그만두는 여성들이 은행권에 상당하다는 점에서 직장 어린이집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원의 조남희 대표는 "은행이 돈이 없어 어린이집을 짓지 않는 건 아니다. 어린이집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여성의 지속 가능한 근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확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앞다투어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해주는 게 좀 더 근원적인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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